조류학자들은 딥 러닝으로 미래의 철새 이동 패턴을 추적할 수 있다

by NVIDIA Korea

북미의 수십억 마리의 철새들이 매년 가을이 되면, 좀 더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남하합니다. 하지만 그 중 25%가량이 봄이 와도 다시 북미지역으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포식동물들의 먹이가 되거나 기후로 인해, 또는 기름지대나 무선 셀 기지국 등의 인재(人災) 때문입니다.

철새들은 대부분 밤에 이동하기 때문에 조류 관찰자나 조류학자들이 철새들을 관찰하고 장기적으로 추적해 동향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류학자들은 조류 개체 수를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미지역의 조류 개체 수가 지난 50년간 기후변화, 서식지 손실, 사냥, 살충제 등으로 인해 약 30억 마리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지난 10년 간 봄철에 이주하는 철새들은 약 14% 감소했습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대학(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연구원들은 조류 개체수가 왜 감소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가 기상 데이터 네트워크가 20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AI기술로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미래 철새의 이동을 예측하고 철새를 보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철새 이동 데이터의 일석이조 효과

미국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100여개의 기상 레이더 네트워크가 밤낮으로 대기를 스캔해오며 약 10분 간격으로 클라우드의 공공 데이터 보관소에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해 왔습니다.

레이더 네트워크는 원래 기상학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구축됐으나, 공중에서 이동중인 새 떼(곤충 떼 포함)의 데이터도 수집해 조류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대한 자료를 생성했습니다.

기존 조류 모니터링 방법은 실제 현장에 나가 조류를 관찰하고, 개체 수를 세고, 무게를 측정하고, 필요한 치수를 재고, 식별번호나 GPS 추적기를 새에 채우는 것이었는데요.

반면, 레이더를 사용하면 철새들의 이동 동향에 대한 상세 데이터를 대륙별로 확인할 수 있어, 철새들이 매년 수천 마일을 이동할 때 개체 수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체 수 추적 시 사용되는 신호를 불필요한 잡음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레이더 이미지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 떼의 모습을 포착할 때,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은 그 모습이 비나 눈의 모습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학습을 통해 인간과 AI 모두 레이더 이미지가 조류인지 강수형태인지 구분할 수 있지만, 딥 러닝 기법을 사용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2억개 이상의 이미지 데이터를 좀 더 빠르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AI를 적극 도입 중인 조류학계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대학의 다니엘 쉘던(Daniel Sheldon) 컴퓨터공학과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과 미국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 NWS)에서 받은 20만개의 레이더 이미지 데이터셋을 이용해 철새와 강수형태를 구분하는 뉴럴 네트워크를 개발했습니다.

박사과정에 있는 린쑹유(Tsung-Yu Lin)(논문 수석 저자) 학생과 서브란수 마지(Subhransu Maji) 부교수가 코넬 대학의 조류학 연구소(Cornell Lab of Ornithology)의 지원을 받아 이 모델을 개발했답니다.

이 팀은 주어진 레이더 이미지 속의 바이오매스(biomass) 추정량을 제공하는 네 개의 엔비디아 GPU 클러스터를 이용해 딥 러닝 모델을 학습시켰습니다. 조류학자들은 이 추정량을 토대로 이동중인 철새 개체 수를 예측할 수 있죠. 연구팀에 따르면 미스트넷(MistNet)이라는 이름의 이 툴은 테스트에 사용된 레이더 이미지를 통해 최소 96%의 조류를 정확히 식별합니다.

미스트넷으로 공개된 데이터 보관소에 저장된 모든 레이더 이미지 분석을 통해 다양한 고도에서 철새의 이동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철새 이동 방향, 이동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류 관찰자들의 관찰 데이터나 레이더 이미지에서 확인한 지리좌표 등 추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특정 레이더 데이터가 어느 조류 종에 대한 데이터인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리 알아보는 주요 철새이동 정보

연구원들이 현재까지 약 2,800만 건의 스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철새의 이동이 특정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봄 휴스턴 상공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전체 철새 중 10%가 이동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 2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서 이렇게 철새 이동이 급증한 경우를 보면, 철새 이동 패턴이 기후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른 봄에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많아지면서 철새들도 좀 더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북쪽에 서식지를 만드는 새들에게서 그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레이더 데이터가 몇 분 간격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철새들의 단기간 이동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쉘던 부교수는 코넬 대학교 조류학 연구소,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대학, 오레곤 주립대학(Oregon State University)의 공동연구팀인 버드캐스트(BirdCast)와 함께 레이더 데이터를 이용해 실시간 철새 이동 지도와 3일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쉘던 부교수는 “이런 예측정보를 통해 조류 관찰자들이 앞으로의 상황과 대규모 철새 이동 예측할 수 있어 아주 고무적입니다. 철새 보존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층건물이나 무선 탑의 조명은 철새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방향감각을 잃게 하고, 이동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밤에 철새들이 밤사이 이동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동 경로에 있는 조명들을 미리 꺼둘 수 있습니다

메인 이미지 출처: CC BY 2.0 하 Flickr의 승인을 받은 프랭크 보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