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첫번째 의료기기가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뒤 단 한달 만에 생사를 오가는 갈림길에 선 코로나19 환자들을 살리고 있습니다.
캡션헬스(Caption Health)는 ‘캡션 AI’(Caption AI)라는 초음파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미국의 AI 의료기기 업체입니다. 캡션 AI는 딥 러닝을 활용해 초음파 분야 경험이 전무한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전문 의료진이 심초음파 검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캡션 AI는 전문 임상병리사에게 종종 필요한 심장 이미지를 찍어 전문의들이 중증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캡션 AI의 첫 10여 개의 시스템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됐습니다. 그럼, 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두 명의 전문의로부터 익명을 요구한 환자들을 진단해본 소감을 들어볼까요?
지난 3월, 당뇨병을 앓고 있는 53세의 한 여성 코로나19 환자는 뉴욕의 어느 한 병원에서 심장 마비를 일으켰습니다. 현장에 있던 한 전문의는 캡션 AI로 찍은 심장 사진이 없었다면 진단을 바로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상합니다.
캡션 AI는 동일한 병동에 있던 한 86세 남성 코로나19 환자의 심장 질환 진단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줬습니다. 이 사례들은 올 봄에 사실상 코로나 병동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발생한 200여개 이상의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해당 전문의는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캡션헬스 시스템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전하며 전문 임상병리사 한 명으로는 높아지는 심장 진단 수요를 감당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표준 절차가 된 심장 검사
캡션 AI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의료진이 코로나19로 심장 질환을 겪은 62세의 남성 노인을 진단하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캡션 AI 시스템의 쉬운 사용법 덕분에 한 병원은 대부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심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정점에 달했을 당시, 해당 병원은 코로나 병동에 캡션 AI 초음파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임상병리사들은 보통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며 일하지만 병원은 병동에서 배치된 의료진들이 캡션 AI를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변경된 조치 덕분에 의료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위험과 부족한 보호 장비의 사용을 줄일 수 있었죠.
해당 병원의 한 의료진은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캡션 AI 시스템을 사용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긴급한 상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에모리 대학(Emory Univ.)의 심장내과 명예교수 겸 캡션헬스의 수석 의료책임자(CMO) 랜디 마틴(Randy Martin)은 “앞으로 AI 기기는 환자가 어디에 있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주요 의료 서비스로 부상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틴 CMO는 약 4년 전 의료와 AI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열정도 넘치는 캡션헬스의 설립자를 처음 만난 후 캡션헬스에 합류했는데요. 마틴은 캡션헬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기본적으로 10개의 심장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전문가를 통해 약 90개의 미세한 움직임도 확인할 수 있죠”라며 “캡션헬스의 목적은 임상병리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진단을 할 때 이동식 초음파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예기치 못한 수요 급증의 해결책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바이러스 확산의 속도는 기대 이상으로 너무 빨랐습니다.
3월 말 캡션헬스는 자사의 AI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엔비디아 쿼드로(Quadro) P3000 GPU가 탑재된 공급 물량을 모두 소진했죠. 전세계적인 사업장 폐쇄조치 초기에 캡션헬스는 자사 공급망에 있는 여러 업체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캡션헬스 CEO는 유통업체에 GPU 100대를 주문한 뒤 “현재 우리 제품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11개 병원에서 캡션헬스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캡션헬스는 앞으로 몇 주 간 캡션 AI 제품이 다른 병원에도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동 심장 검사의 엔진, 엔비디아 GPU
캡션헬스는 현재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글로벌 의료용 초음파 이미징 기업 테라손(Terason)의 이동식 초음파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캡션헬스의 목표는 앞으로 더욱 많은 초음파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인데요. 제휴사들에게도 초음파 설비에 GPU를 탑재하도록 장려하고 있죠.
캡션 AI의 쿼드로 P3000은 심층 순환 신경망(deep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활용해 실시간 추론 작업을 실행합니다. 이미지를 캡처하는 분석 장치 설치에 관한 사용자 가이드도 제공하죠. 그 다음 해상도가 가장 높은 심장 이미지를 자동 선택, 분석해 의료진이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엔비디아 GPU가 사용되니 여유분의 CPU 코어 4대로 원활한 사용자 경험 제공 등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캡션헬스는 임상 파트너 기업들로부터 얻은 100만개의 심초음파 데이터베이스로 AI 모델을 훈련했습니다. 노스웨스턴 메디슨(Northwestern Medicine)과 미네아폴리스 심장연구재단(Minneapolis Heart Institute)과 공동 진행한 초기 연구를 통해 초음파 검진 경험이 없던 8명의 간호사가 캡션 AI를 사용해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매우 정확도 높은 심장 이미지를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셉션 프로그램
캡션헬스(전 베이 랩스)는 캘리포니아 브리즈베인에서 2015년 설립됐는데요. 스타트업의 기술, 전문성,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는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Inception program)의 회원사이기도 한 캡션헬스는 GTC 2017 (엔비디아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인셉션 경연에서 12만 5천달러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캡션헬스의 찰스 커디오(Charles Cadieu) 공동 창립자 겸 회장은 “인셉션 프로그램에 참여해 딥 러닝 분야에서 기업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고 헬스케어 및 딥 러닝 업계와 혁신적인 AI 기술을 공유하는 플랫폼도 갖게 됐습니다. 그 뿐 아니라 자사 공급망에 엔비디아 GPU를 투입할 수 있는 엄청난 지원을 받아 현재의 캡션 AI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팬데믹 치료에 자사 제품이 그 성능을 입증한 지금, 캡션헬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캡션헬스의 목표는 초음파 검사 툴의 보급을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해 이동식 초음파 검사 시스템을 보편화 하는 것입니다.
커디오 회장은 “앞으로 캡션헬스 기술이 대형 병원에서부터 시골 마을까지 세계 모든 곳에서 다양한 질환을 앓은 환자들을 검진하는데 널리 사용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캡션헬스를 비롯한 AI 의료기기 업체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요? ‘코로나19와 맞선 의료 스타트업’ 웨비나를 시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