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페이스 오딧세이: 천문학자들이 딥 러닝에 푹 빠진 이유는?

by NVIDIA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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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의 이동 경로를 보면 인접한 안드로메다 은하계와 언젠가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두 은하계가 만나려면 아직도 40억 년이라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하니까요.

네덜란드 우주연구소(Netherlands Institute for Space Research)와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University of Groningen, Netherlands) 박사과정 중인 윌리엄 피어슨(William Pearson)은 “은하계는 일생 동안 한 번은 다른 은하계와 충돌하게 돼 있고, 우리는 이것이 우주의 섭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은하계들은 서로 어떻게든 만나서 충돌하는 경향이 있죠”라고 말합니다.

피어슨은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개발된 나선형 뉴럴 네트워크(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를 이용해 시뮬레이션과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은하계 병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은하계가 병합할 때, 기존 태양계의 가스, 먼지를 비롯한 그 밖의 물질들이 서로 섞이게 됩니다. 천문학자들은 그 결과로 은하의 형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이 과정으로 인해 항성이 어떻게 더 빨리 생성되는지, 움직이는 물질들이 대형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초대형 블랙홀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AI를 이용해 전 우주에서 은하계 병합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 분석해, 이런 현상이 앞으로 우리가 있는 이 우주 한 구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AI로 분석하는 은하 병합 

대체적으로 두 은하계가 충돌하고 있는지 여부를 시각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망원경으로 촬영된 이미지만 봐도 조석 꼬리와, 중력으로 인해 한 은하에서 다른 은하로 곡선을 그리며 끌어당겨지는 가스와 먼지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제 막 상호작용하기 시작한 은하, 또 반대로 은하계 병합 마지막 단계에 있는 은하를 분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사용됩니다.

은하 동물원(Galaxy Zoo)과 같은 크라우드 소싱으로 운영되는 사업의 경우, 시민 과학자들이 다양한 지상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에서 촬영한 100만 개 이상의 사진으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를 분류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주에 존재한 1000억 개 이상의 은하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HST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HST)이 촬영한 이 사진은 지구로부터 약 4억 5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헤라클레스 자리에서 두 개의 나선 은하가 충돌하는 모습입니다. 이미지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허블 헤리티지 팀(STScI / AURA)-ESA/ Hubble Collaboration, K. Noll (STScI). CC BY 4.0 사용 승인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양은 점점 방대해 지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대형 시놉틱 관측망원경(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과 같은 프로젝트가 수십억 개의 은하계를 촬영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피어슨은 “이 모든 은하계를 분류하려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 동원돼야 하는데 세상에는 그 만큼의 사람들이 없습니다. 천문학자로서 뭔가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 과학자 프로젝트가 강력한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결과를 도출하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상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으로 우주의 사진을 촬영해 수집하고 있으며 그 촬영된 이미지는 공개된 이미지로 누구나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딥 러닝 모델을 사용하면, 이런 지상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피어슨은 자신의 AI에서 엔비디아 GPU를 이용해 추론 작업을 하고 있는데, 단 15분 만에 30만 개의 은하를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초당 1개라는 전례 없는 속도로 같은 분류작업을 한다 해도 약 2주가 걸렸을 일이죠.

텐서플로우 딥 러닝 프레임워크와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 이미지로 학습한 딥 러닝 모델을 이용하면, 은하계가 병합 중인지 아닌지를 92%의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어슨은 앞으로 개발될 CNN의 차기 버전이 은하계의 크기, 또한 병합 과정이 얼만큼 진행됐는지 등의 세부 정보도 알려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과학자들은 은하계 병합 동향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통계평가를 하거나, 관심 있는 은하계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메인 이미지: 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쥐들(The Mice)’이라는 별명을 가진 두 개의 은하계가 병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지 크레딧: NASA, 홀랜드 포드(Holland Ford) (JHU), ACS 과학팀과 ESA. CC BY 4.0 사용 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