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자율주행 시대를 향해 질주하는 엔비디아
지난 1월 4일, CES 2016에 이틀 앞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엔비디아가 선보인 자동차 인공지능 기술은 자동차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안전한 경로를 따라 운행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검정 가죽자켓을 입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 언론인,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된 400명 규모의 청중 앞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한 세계 최초의 수퍼컴퓨팅 플랫폼인 드라이브 PX 2(DRIVE PX 2)를 소개했는데요, 1초에 2조 4천억 개의 딥 러닝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이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 50여 개의 브랜드가 활용하고 있는 1세대 드라이브 PX의 무려 10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새로운 드라이브 PX 2가 제공하는 연산 능력은 8 테라플롭스(1초당 1조 번의 연산 수행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단위)입니다. 이는 맥북 프로 150대가 동시에 처리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트렁크 전체를 차지하는 크기의 기존 자율주행 컴퓨터와 달리, 태블릿 PC 정도의 크기로 동일한 성능을 제공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자율주행 기술은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의 서두를 뗀 젠슨 황 CEO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비전은 그런 변화를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자율주행 SUV에 드라이브 PX 2를 채택한 볼보(Volvo)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 2를 최초로 채택한 자동차 브랜드는 안전의 대명사로 전세계에서 명성이 드높은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입니다.
볼보는 내년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을 공개적으로 테스트하면서 고객들에게 드라이브 PX 2 기술이 탑재된 XC90 럭셔리 SUV 100대를 리스해 줄 예정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볼보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스웨덴의 도시 예테보리(Gothenburg) 인근에서 진행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드라이브 PX 2는 어떻게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요? 우선 다수의 센서로 자동차의 주변 환경을 360도로 파악하는 ‘서라운드 뷰’를 꼽을 수 있겠네요. 이에 대해 젠슨 황 CEO는 “이제 백미러는 과거의 유물이 될 것입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운전 조작이 필요 없는 안전 운행의 시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었습니다. 하지만 볼보가 교통사고 사망 종식을 위한 계획에 자율주행자동차를 도입하는 지금, 그러한 의문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네요. 이 같은 볼보의 행보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인간의 운전 능력보다 훨씬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기 때문입니다.
전체 자동차 충돌 사건의 93%가 운전자의 실수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사고로 인해 매년 130만 명의 운전자가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미국의 청소년들은 운전하면서 문자를 보내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음주운전 등 다른 원인으로 죽는 경우보다 많다고 하네요.
생산성 문제도 있습니다. 텍사스 A&M 주립대의 도시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매년 55억 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교통수단에서 보내며, 그로 인한 비용은 1210억 달러, 한화로 약 145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비효율적인 도로 사용으로 인한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비용도 무시할 수 없죠.
도로 위로 나서는 딥 러닝 기술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은 몇 가지 해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도로 뛰어드는 야생동물, 급격하게 방향을 트는 변덕스런 운전자, 폭우와 같은 기상 조건, 도로 공사 중인 인부와 같이 운전자의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무수한 상황들은 미리 짜여진 프로그래밍으로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죠.
딥 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엔비디아의 기술은 바로 이러한 문제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고도로 훈련된 심층신경망이 클라우드 기반의 슈퍼컴퓨터에 상주하며 수만 시간의 주행 경험을 분석하고 학습하는 것이죠.
젠슨 황 CEO는 이미 수많은 자동차 브랜드에서 엔비디아의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과 비교해 30~40배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의 트레이닝을 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는 BMW, 다임러(Daimler), 포드(Ford)와 같은 기존의 유명 브랜드는 물론이고 Preferred Networks나 ZMP와 같은 일본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도 다수 포함된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아우디(Audi)는 다른 업체의 솔루션으로 2년이 걸렸던 트레이닝을 엔비디아의 기술을 도입한 이후 4시간 만에해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딥 러닝을 위한 엔비디아의 엔드투엔드 솔루션은, 도로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디지털 신경망에 적용하여 트레닝하는 소프트웨어 디짓(DIGITS)에서 시작됩니다. 그 반대편에는 이러한 트레이닝을 활용해서 차량이 안전하게 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드라이브 PX 2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그 중간을 담당하는 것은, 자율주행차량의 개발과 테스트를 가속화하는 소프트웨어 도구 제품군인 드라이브웍스(DriveWorks)입니다.
드라이브웍스는 주변환경 측정, 데이터 수집, 동기화, 기록, 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서에서 복잡한 파이프라인(몇 가지의 특수한 작업들을 병렬 처리하도록 설계된 하드웨어 기법) 알고리즘 과정에 활용되는 센서 데이터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젠슨 황 CEO는 이번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이미지 인식과 같은 컴퓨터에게 불가능하다고 간주되던 여러 분야에서 이미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이제 딥 러닝으로 훈련된 시스템의 이미지 분류 정확도는 96% 이상으로, 인간이 비슷한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비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예시들은 자율주행차량이 딥 러닝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얻게 될 성과들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하는데요, 자율주행 기술이 열어갈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더욱 기다려지네요 ^^
또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일련의 주행 데모에서는 드라이브 PX 2가 다양한 센서(광선 레이더(lidar),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경로를 계획하는 세 가지 단계를 보여 주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데모의 하이라이트는 젠슨 황 CEO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일반 침실 사이즈의 벽면에 장착된 우아한 수평형 와이드 스크린과 수직형 스크린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세 번째 화면에 운전자의 시점으로 보는 장면들이 표시되는 동안, 수평형 와이드 스크린에서는 수많은 센서의 정보를 조합하는 딥 러닝과 센서 융합을 통해 자동차가 동일한 장면을 직접 “보는” 방식이 실시간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오른쪽의 거대한 수직형 스크린에서는 자동차의 진행 상황을 보여 주는 매우 정밀한 지도가 표시되어 있었지요. 이러한 데모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은 청중들은 과연 미래의 운전 경험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나누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