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고스틴(Andrew Gostine)이 세운 스타트업의 목표는 병원의 효율성 개선이었지만, 시카고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고스틴은 회사의 목표를 병원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고스틴은 105개의 병실을 갖추고 현재 6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는 노스웨스턴 메디슨 레이크 포레스트(Northwestern Medicine Lake Forest) 병원의 중증 환자 마취 전문의입니다. 또한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부터 노스웨스턴의 10개 병원에 설치된 400대의 카메라와 기타 센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타트업 화이트보드 코디네이터(Whiteboard Coordinator Inc.)의 CEO이기도 한데요.
고스틴 CEO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자 “병원측은 병원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코로나19로 인한 발열 증상을 체크하는데 기존의 장치로는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열흘 뒤 화이트보드 코디네이터는 병원 출입문 31곳에 회사 네트워크와 연결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죠. 그리고 매일 출입문을 통과하는 6,000명의 사람들 중에서 10건 이상의 발열증상자를 가려냈습니다.
그 뒤로 출입문 앞에 길게 늘어서 있던 대기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문 앞을 지켜야 하는 직원 수를 4명에서 1명으로 줄일 수 있었죠.
간호사들의 보호막 “디지털 윈도우”
그와 같은 시기에 노스웨스턴 병원은 화이트보드측에 코로나 환자 병실에 “디지털 윈도우”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간호사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고 당시에 수요가 높았던 보호장비의 사용률을 낮추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화이트보드는 야간 투시 기능과 마이크가 장착된 400대의 카메라를 10개 병원에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또 엔비디아 GPU 네트워크를 이용해 카메라 영상 스트림을 변환하여 원내에 설치된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게 했죠.
고스틴 CEO는 “이런 원격 시청(remote viewing) 방식에 대한 간호사분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환자를 체크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가는 횟수도 줄었을 뿐 아니라 보호 장비의 소비량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이제 그 다음 과제는 컴퓨터 비전으로 보호 장비의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와 환자 모니터는 모두 36대의 엔비디아 RTX 2080 Ti GPU와 연결됐는데요. 엔비디아 GPU는 코드 전환과 알고리즘을 통해 초당 20프레임의 저지연 피드를 처리합니다
현재 화이트보드가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업무에 인공지능(AI)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딥 러닝은 화이트보드의 시스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스틴 CEO는 “현재 진행중인 업무의 80%가 컴퓨터 비전 업무이지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양한 센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감각 친화적인 병원의 수호자
화이트보드의 시스템은 다양한 환자 모니터링, 재고 추적, 리소스 스케줄링, 보안 앱 등을 위한 블루투스와 RFID 센서도 지원하고 있는데요. 화이트보드의 OR 스케줄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한 병원은 수술실 사용률을 27% 늘리면서도 비용은 절감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현재 엔비디아 젯슨(Jetson) TX2에서 구동되며 현재 쿼드로(Quadro) 4000 GPU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화이트보드는 발열 증상자 분별, 마스크 탐지 등의 목적으로 병원에 엔비디아 클라라 가디언(Clara Guardian)을 도입하기로 계획했습니다. 클라라 가디언은 멀티모드 AI가 탑재된 스마트 센서를 병원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레임 워크입니다. 화이트보드는 엣지 서버와 임베디드 디바이스의 AI 컴퓨팅을 목적으로 엔비디아 EGX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인 클라라 가디언을 지원하는 18개의 기업 중 한 곳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00개 이상의 병원에서 화이트보드의 열화상 카메라 주문이 쇄도했습니다. 덕분에 현재 화이트보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병원은 22곳이 넘습니다.
고스틴 CEO는 “이제 화이트보드의 가장 큰 문제는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카메라와 하드웨어를 납품 받는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술 결과를 극적으로 개선하는 AI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화이트보드의 목표는 AI를 이용한 수술 기술로 수술 결과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고스틴 CEO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화이트보드의 주 먹거리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서비스 상에서 엔비디아 V100텐서 코어 GPU를 통해 훈련된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세트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분야의 잠재력은 어마어마 합니다. 미국의 다국적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는 2026년까지 상위 10대 헬스케어 앱으로 1,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 가상 간호조무사, 자동 워크플로우 역시 이 분야에 속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화이트보드의 비전은 한층 더 현대화된 효율적인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고스틴 CEO의 열정에서 싹텄는데요.
고스틴 CEO는 의대 시절을 돌아보며 “의대에 진학한 후에 경험한 의료 업계는 제가 자라면서 겪어온 인터넷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 많이 답답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낡은 팩스에서 최첨단 미래 기술로
고스틴은 의대 졸업 후 MBA에 진학했고 인턴십을 시작하기 전 의료 업계 스타트업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레지던트 기간 중에는 10개 이상의 기업들과 일하면서 벤처캐피탈(VC)에 취직하기도 했죠.
고스틴은 “날마다 밤을 새 가며 일했습니다. 벤처업계는 10년을 앞서 내다보는 업계이다보니 의료업계가 정말 뒤쳐졌다고 느꼈어요. 아직도 삐삐나 팩스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요”라며, “매일 처리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 보니 환자들을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화이트보드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의대 연습생 시절에 답답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해결하고 싶은 심정에서 시작된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여러 차례의 우연한 만남으로 고스틴 CEO은 AI, 소프트웨어, 의료 전문가 3명과 인연이 닿게 됐고 이들과 화이트보드를 설립했습니다. 화이트보드는 엔비디아가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리소스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사업인 인셉션 프로그램(Inception program)의 회원입니다.
화이트보드의 첫 번째 제품은 OR 스케줄링 간소화를 주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이제는 환자 모니터링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화이트보드의 네트워크가 병원 정문 앞까지 도달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