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프스의 한 농장에서 두 학생이 농장일을 하다가 시작된 작은 사업체가, 이제는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로봇을 제작해 세계 최대 농경지 중 한 곳에서 사업을 펼치는 실리콘 밸리의 농업 스타트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팜와이즈(FarmWise)는 농부들에게 좀 더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을 제공하고,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로봇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팜와이즈의 기계들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세계의 농경지에서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농약 없이 제초작업을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팜와이즈의 농업용 로봇은 10대의 카메라를 통해 논밭을 지나며 촬영한 농작물과 잡초의 사진을 이미지 인식 모델에 전송합니다. 또 논밭에서 이동하거나 제초작업과 하다가 순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5개의 엔비디아 GPU를 탑재했습니다.
팜와이즈는 캘리포니아의 농업 벨트 중 살리너스(Salinas)와 샌루이스오비스포(San Luis Obispo) 두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팜와이즈 기계들이 현지 논밭에 투입된 상황입니다.
팜와이즈 CEO 세바스찬 보이어(Sebastien Boyer)는 “팜와이즈는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날을 이용해 모든 제초과정을 자동화했습니다. 또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채소 재배업자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환경과 사업적 이익을 위해 연구자, 스타트업, 공기업들이 AI를 농업분야에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농업분야에서 AI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팜와이즈는 최근 자사 제품 개발을 위한 시리즈 A 자금으로 1,45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제초용 로봇
제초용 로봇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에꼴폴리텍(Ecole Polytechnique)에서 함께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보이어와 토마스 팔로마레스(Thomas Palomares)는 팔로마레스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알프스의 농장에 빅 데이터를 시범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의 초창기 목표는 농부들이 좀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농작물 수확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농장에 지속 가능한 재배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들의 초창기 아이디어를 우선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에는 프랑스로 돌아와 다시 자신들의 사업 계획을 발전시켰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AI를 기반으로 한 농업용 로봇을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보이어 CEO 는 “데이터를 활용하기에 더 적합한 새로운 유형의 농기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로봇공학에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로봇을 제초작업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팜와이즈는 지난 4월부터 농기계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디트로이트 지역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하고, 구글과 같은 기업들의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토타입을 제조한 바 있는 맞춤형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라우쉬(Roush)와 협력했죠.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팜와이즈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캘리포니아 농업 연합(California Farm Bureau Federation)이 천 여명의 농장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6%의 응답자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농작물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응답자 중 37%가 제초와 가지치기 작업량을 줄이는 등 기존 재배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전체 농장주 중 절반 이상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초작업이 노동강도가 높은 일이기도 합니다.
팜와이즈는 이와 같은 공백을 메꾸는데 도움을 줍니다. 팜와이즈의 자동화 제초기 1대로 10명의 인력이 할 수 있는 작업량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주 7회 하루 24시간을 자율주행할 수 있죠.
보이어 CEO는 “팜와이즈는 부족한 인력으로 인한 공백을 메꾸고,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일도 대신할 것입니다. 또 화학 제초제를 대체할 것입니다”라며, 잡초관리가 농작물 수확량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농장주들이 육체적으로 힘든 제초작업을 할 수 없을 때, 그 대안으로 제초제를 씁니다. 팜와이즈는 제초제 사용량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고, 제초작업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보이어는 중간규모의 캘리포니아 농장을 기준으로 팜와이즈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제초제를 비롯한 기타 비용을 연간 최대 50만 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율주행 농기계 훈련
팜와이즈 AI는 잡초와 일반 식물을 구별하고 잡초를 초당 25회 깎을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이미지 네트워크는 10가지 작물을 인식하고,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주에서 주로 자라는 잡초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보이어 CEO는 “팜와이즈 제품이 논밭에 투입돼 작업하면서 데이터를 계속 수집하고, 라벨링한 뒤에 자사 알고리즘을 개선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팜와이즈의 제초기는 업로드 된 논밭 지도를 이용해 가상의 경계를 인지해 이동합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기계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기계를 일시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보이어 CEO에 따르면, 30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팜와이즈가 진행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프로젝트에 스페이스X(SpaceX), 테슬라(Tesla), 크루즈(Cruise), 페이스북(Facebook) 출신의 지원자들 뿐 아니라 농기계 설계와 농기계 기업 출신 전문가들도 지원했었다고 합니다.
또, 농기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농업현장에 나가 시간을 보내면서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기술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보이어 CEO는 팜와이즈를 “농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엔지니어 그룹”이라고 정의하며 말을 마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