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에 있는 140개의 터빈과 클라우드 GPU를 바람삼아 데이비드 스탠딩포드(David Standingford)와 자밀 아파(Jamil Appa)의 꿈이 힘차게 날갯짓합니다.
영국 항공우주 기업의 동료였던 이들은 자신들의 고성능 컴퓨팅(HPC) 능력을 여러 산업에 적용해보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는데요.
이 비전에 따라 제노테크(Zenotech)를 설립하고, 전산 유체 역학에 대해 학습한 바들을 코드화해 zCFD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zCFD의 실행과 더불어 공용 클라우드 내 최신 하드웨어의 각종 HPC 작업을 간소화하는 툴인 EPIC도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제노테크의 본거지인 영국 브리스톨 밖으로까지 시야를 넓히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들의 툴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줄 대규모의 개방형 데이터세트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풍력 발전 지역의 데이터 모으기
이들의 문제는 풍력 에너지 부문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풍력 발전 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감소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특정 프로젝트의 예상 투자수익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는 기존의 툴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죠.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한 프로젝트에서 제노테크는 재생에너지 컨설팅 기업들을 비롯해 SSE와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대형 공공서비스 기업인 SSE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북해 풍력 발전 지역의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죠.
제노테크는 이 풍력 발전 지역에 설치된 140개 터빈의 예상 에너지 출력을 zCFD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종이 넘는 풍속과 풍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는 터빈이 서로에게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처럼 터빈의 앞뒤에서는 추적이 힘들었던 주요 현상들도 포함됐습니다.
제노테크의 책임자 겸 공동 창립자인 스탠딩포드는 “풍력 발전 지역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명 ‘후류효과(wake effect)’와 ‘폐색효과(blockage’ effect)’는 기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고 설명합니다.
zCFD는 또한 풍력 발전 지역 근처 숲에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 같이 작지만 유의미한 지역적 변화가 바람에 미치는 영향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SSE는 이 최종 시뮬레이션이 자사 측정 데이터의 2% 범위 내에 들어간다는 검증 결과에 따라 그 우수성을 공인했습니다.
클라우드에서 가속하기
제노테크의 성공은 클라우드 GPU가 신속하고도 비용 효율적으로 결과를 도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제노테크가 GTC 2022 세션에서 발표한 내용(현재 온디맨드로 시청 가능)에 따르면, zCFD는 CPU 대비 NVIDIA A100 Tensor Core GPU에서 43배 빠르게 실행됐으며, 비용은 CPU의 4분의1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GPU 시스템 간의 통신 속도를 높이는 NVIDIA NCCL 라이브러리는 결과를 최대 15%까지 개선했죠.
이에 따라 CPU에서 5시간 이상 소요되던 작업이 GPU에서는 50분 이내에 마무리됐습니다. 스탠딩포드는 미묘한 바람의 효과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하루만에 보고까지 끝낼 수 있는 능력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풍력 프로젝트의 시뮬레이션을 높은 충실도로 수행할 수 있는 툴과 컴퓨팅 파워가 이제 더 다양한 산업군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됩니다”
탄소 배출 절감과 기후 변화 완화
NVIDIA에서 순배출 제로(net-zero emissions) 시스템으로 전환을 꾀하는 고객사들을 지원하는 파라 하리리(Farah Hariri) 기술 책임은 풍력 에너지가 탄소 배출량 절감의 최대 기여자인 동시에 가장 높은 비용 효율을 자랑한다고 말합니다.
“zCFD는 후류의 상호작용과 폐색효과 모두를 모델링해 풍력 발전 지역들이 최소의 설치 비용으로 최대의 에너지를 추출하게 도와줍니다”
제노테크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컨설턴트 기업 에버로즈(Everose)의 리처드 위팅(Richard Whiting) 공동 대표에 따르면, 신속하고 상세한 분석은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낮춰 전통적 에너지원 대비 풍력 발전의 경제적 매력을 더욱 부각시켜줍니다.
위팅은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100기가와트 이상의 풍력 발전이 가동 중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2020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수치인데요. 풍력 발전계의 다층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죠.
“미래에는 보다 규모가 큰 터빈들을 다수 배치하는 프로젝트들이 등장할 것이므로, 모델링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기후 변화 완화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의 순조로운 시작을 지원하는 일 또한 제노테크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SSE 분석 이후 제노테크는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진행되는 1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풍력 발전 지역과 터빈의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제노테크 사업의 절반은 이제 영국 밖에서 운영되고 있죠.
기업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항공 우주업이라는 원래의 뿌리로 돌아가 드론과 에어택시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기회
일례로 영국 카디프 공항의 경우, 신흥 기업들이 클라우드 GPU에서 zCFD를 사용해 도시 환경의 풍향 변화를 예측함으로써 안전하고 효율적인 경로를 매핑할 수 있도록 실전 시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탠딩포드는 “에어택시나 공항 검사 자동화 등의 미래 서비스 계획에 현재의 관제 공역을 활용하는 것은 아주 미래지향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합니다.
“우리는 소형 항공기 플랫폼의 여러 혁신들을 목격하면서 영국 최고의 플랫폼 제조사 및 주요 현장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노테크가 바람을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