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쓰레기 분리 방법을 알려주는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의 하산 무라드(Hassan Murad)와 비베크 야스(Vivek Vyas)는 웨이스트넷(WasteNet)이라는 세계 최대의 데이터 세트를 개발해 AI 기술로 구동되는 쓰레기 분류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설립한 스타트업 인튜이티브 AI(Intuitive AI)는 사람들이 쓰레기통이나 재활용 수거함에 다가오면 머신 러닝과 컴퓨터 비전을 이용해 사람들이 들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감지합니다. 인튜이티브 AI 제품은 앞에 있는 물건을 시각적으로 분류해 사용자들이 쓰레기를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제대로 분류하지 못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를 안내합니다.
웨이스트넷이 약 100만여개의 이미지를 이용해 찰나의 순간에 물건을 감지할 수 있는 이유는 엔비디아 젯슨 TX2(Jetson TX2) AI 모듈의 콤팩트 슈퍼컴퓨팅 덕분입니다.
무라드와 야스 설립자는 미국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쓰레기통 머펫의 이름을 따 자사의 AI 재활용 플랫폼을 ‘오스카(Oscar)’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무라드는 “오스카는 불만 많고 거칠게 말하는 AI입니다. 사람들이 재활용을 잘 하면 칭찬을 해주고, 재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장난스럽게 혼을 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튜이티브 AI는 시의적절한 시기에 창립됐습니다. 2018년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한 뒤 재활용하기 위해 그동안 수입해왔던 오염된 플라스틱, 종이류, 기타 쓰레기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그 후 미국 워싱턴의 ‘스크랩 재활용 산업 연구소’(Institute of Scrap Recycling Industries)는 미국의 대중국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량이 90% 가까이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세계 재활용 처리업체들이 쓰레기를 더 잘 분리하고 더 깨끗한 재활용품을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인튜이티브 AI는 스타트업들에게 네트워킹 기회와 기술 지도,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스타트업들을 육성하는 엔비디아 인셉션(NVIDIA Inception)의 회원사입니다.
무라드는 “엔비디아는 어떤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몇 가지 프로세서를 무료로 제공해 사용해 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설립 초기 단계에 있는 인튜이티브 AI는 유망한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캐나다의 기업 인큐베이터, 넥스트 AI(Next AI)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넥스트 AI는 토론토 대학, 하버드 대학, MIT의 교수들과 기술 업계의 인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난 1월 엔비디아와 넥스트 AI는 성장세에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공동 지원하며 AI 교육 프로그램, 투자, 기술 지도,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쓰레기의 자원화
미국 텍사스주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의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들로 이뤄져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만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 중국은 오염도 0.5% 이하의 재활용 쓰레기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어, 전세계가 심각한 쓰레기 매립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인튜이티브 AI의 목표는 수 톤에 달하는 오염된 플라스틱과 기타 쓰레기류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줄어 수입이 줄어든 재활용 폐기물 수거 업체를 이용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도시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무라드 설립자는 “재활용 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우선 쓰레기를 더 깨끗하게 분류해야 합니다. 폐기물 수거 지점에서 쓰레기 폐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사람들을 교육해 쓰레기 관리 업체들이 좀 더 깨끗한 쓰레기를 수거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지역에서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해 아예 수출을 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 쓰레기 데이터 세트
이미지 인식을 이용해 쓰레기를 폐기할지, 재활용할지 결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튜이티브 AI의 두 설립자는 사람들 손에 있는 물건들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80%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의 물건들의 종류도 수천 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대한 데이터 세트가 필요했습니다.
무라드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데이터 세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 명백 해졌습니다. 우리는 이 데이터 세트에 ‘웨이스트넷’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화점, 대학교, 공항, 대형 기업 건물 등 오스카가 설치된 장소의 재활용률이 300%나 증가했습니다.
웨이스트넷은 인튜이티브 AI 고유의 데이터세트입니다. 인튜이티브 AI 측은 그렇게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한 상세정보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GPU 대 CPU
관건은 속도입니다. 누가 쓰레기통 앞에서 기다리는 것을 좋아할까요? 무라드와 야스 설립자는 이미지 인식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와 인텔의 모비디우스(Movidius) 등 시판된 모든 하드웨어 제품을 사용해봤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하드웨어 테스트 결과 나왔던 최대 6초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튜이티브 AI가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 뒤로 그 시간을 0.5초까지 크게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무라드 설립자는 “젯슨 TX2을 사용하면 엣지 단에서 AI를 실행해 사람들이 단 3초 안에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