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2는 터치식 태블릿 열풍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칸(David Cann)과 마크 드빗츠(Marc DeVidts)는 아이패드에서 다른 가능성을 봤습니다. 그들은 원격 조종 골프 캐디에 아이패드를 장착하고 작동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텔레프레즌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구입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졌는데요.
이런 재간은 2002년에 ‘배틀봇츠(BattleBots)’ 시리즈의 세트장에서 만난 두 친구에게는 제2의 천성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배틀봇츠는 팀 대항으로 로봇을 만들고 라이브 관중 앞에서 대결을 벌이는 TV 시리즈였습니다.
그렇게 2012년에 ‘더블 로보틱스(Double Robotics)’라는 스타트업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 참여해 1만 2천개 이상의 로봇을 팔아 치웠습니다. 여기서 벌어들인 180만 달러 규모의 시드머니 덕분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 없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하드웨어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라고 하는데요.
이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벌링 게임에 본사를 둔 더블 로보틱스는 엔비디아 젯슨(Jetson) TX2를 탑재해 AI 워크로드를 실행하는 3세대 모델 ‘더블3(Double 3)’를 출시했습니다.
칸 CEO는 “모든 뎁스 데이터(depth data)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다수의 커스텀 쿠다 코드를 실행했고, 그 결과 속도가 크게 향상됐습니다. 엔비디아 젯슨 TX2에 더욱 잘 맞는 모델이 된 것이죠”라고 말합니다.
원격근무자를 위한 텔레프레즌스
더블의 디바이스는 원격근무자가 로봇 형태로 사무실에 들러 동료와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인터넷 화상통화 커넥션을 통해 기기의 태블릿 화면에 나오는 동료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5년간 더블은 동서부지역 테크 기업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사용사례는 지금과 달랐다고 합니다. 현재는 목적지까지의 이동 거리가 먼 시골 지역에서도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도 더블 로보틱스의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구입해 재택근무 디자이너들이 세계에서 7번째로 빠른 컴퓨터인 셀린(Selene)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업무에 매일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더블이 원격근무자의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로봇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편이 화상 회의 플랫폼보다 소통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비대면 근무에 더블을 활용하는 방안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칸 CEO에 따르면 로봇이 국제 개발에 일조할 수 있는 부분을 두고 제약회사들이 문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팬데믹 동안 가장 많은 사용사례는 국제 출장을 로봇으로 대신하는 경우라고 하는데요, 목적지인 회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그곳의 더블이 방문객 노릇을 해준다고 합니다.
젯슨으로 도약하는 더블3
이번에 출시된 더블3는 와이드앵글 줌 카메라를 장착하고 야간 투시를 지원합니다. 뎁스 비전 구현을 위한 스테레오 비전 센서 2개를 비롯해 초음파 거리 측정기 5개, 휠 인코더 2개, 관성측정 장비 1개를 갖추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잿슨 TX2를 탑재한 더블3의 헤드 부분은 기존 제품의 브레인을 업그레이드해 자율성을 높이려는 고객들에게 따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더블 로보틱스는 로봇의 자율 역량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 젯슨 TX2를 기반으로 모든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고 쿠다 GPU와 멀티미디어, 이미지 프로세서를 활용합니다.
현재는 셀프 내비게이션과 같은 자율 기능, 장애물 회피를 위한 안전 기능을 비롯해 충전을 위한 자동 도킹과 사무실 찾기와 같은 오토파일럿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블은 자율 보조 주행을 통해 사람들이 벽에 부딪히지 않게 도울 수도 있습니다. 이제 더블 로보틱스의 다음 목표는 사무실 내 완전 자율 역량을 확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데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칸 CEO는 이렇게 말합니다. “엔비디아 젯슨 TX2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제트팩(Jetpack) SDK가 함께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제트팩 SDK가 있으면 프로젝트의 시작이 쉽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부분도 상당히 많거든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분명 엄청난 도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