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석 과학자 빌 달리(Bill Dally)는 지난 5월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조립 가능한 인공호흡기 설계 자료를 오픈소스화해 공개했습니다.
달리는 반도체와 슈퍼컴퓨터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기술 업계에 명성을 쌓은 과학자인데요, 달리는 자신이 단 몇 주 만에 디자인한 인공호흡기를 단 400달러 정도의 기성부품만으로 빠르게 조립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반면 기존 인공호흡기는 기본적으로 20,0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이 가격은 이처럼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전의 비용입니다.
달리는 자신의 집에 마련한 오실로스코프, 전압계와 기타 실험실 장비들이 가득 쌓인 소박한 전자 기기 작업실에서 “환자가 급증해 인공호흡기가 턱없이 모자라게 되는 상황이 생기길 바라진 않지만, 만약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이런 인공호흡기가 바로 공급될 수 있도록 사전에 미리 준비해 놓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공호흡기와 코로나바이러스
물론 전세계를 강타한 의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국가에 인공호흡기를 시급히 공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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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 중 0.3%~0.6%는 기계식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급성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킨다고 전합니다.
달리의 목표는 “가능한 가장 심플한” 인공호흡기를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달리의 인공호흡기 설계에는 단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사용되는데요. 바로 밸브를 통해 환자에게 전달되는 가스의 흐름을 제어하는 비례 솔레노이드 밸브(proportional solenoid valve)와 마이크로컨트롤러입니다.
달리는 12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MIT,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강의와 연구를 한 바 있으며 컴퓨터 과학 부장(computer science department chair)도 역임했죠.
2009년부터는 엔비디아 연구팀장을 맡아왔습니다. 이 연구팀에는 전세계에서 온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그래픽 등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200여 명의 과학자가 소속돼 있습니다.
달리 연구팀장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기업 내 리더들에게 코로나19 팬데믹 해결에 기여할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요청을 한 뒤부터 바이러스 퇴치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는 바로 기술과 의료 업계 리더들과 발빠르게 전화통화와 화상회의를 하기 시작했죠.
엔비디아 CEO도 극찬한 인공호흡기
그러던 지난 4월 초, 달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택대기령으로 머물고 있던 타호 호(Lake Tahoe)의 시원하고 청정한 물 위에서 카약을 타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달리는 바로 인터넷에 접속해 전자석으로 밸브 개폐가 가능한 솔레노이드 밸브를 주문했는데요.
그리고 와인 저장고용으로 직접 만든 가정용 냉방장치에 장착된 저렴하고 핵심 부품만 장착한 컴퓨터인 마이크로컨트롤러를 떼어냈습니다.
자신의 전자 기기 작업실에서 수천 줄의 코드를 만들면서 며칠 밤을 꼬박 샌 뒤 달리는 쉽게 구수 있는 관이음새(pipe fitting)와 밸브를 이용해 작동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마침내 지난 4월 4일, 달리는 차고에서 아내가 찍어준 영상을 엔비디아 동료들에게 공유하며 이 장치가 고무장갑을 천천히 부풀렸다 수축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젠슨 황 CEO는 “정말 되네요!”라고 외쳤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피드백 반영
달리는 이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접촉해 그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달리는 제자 중에 자율주행차와 로보틱스 연구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폴 카플러스(Paul Karplus)에게 핵심 부품의 기계 엔지니어링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의대 4학년생이었던 엠마 트랜(Emma Tran)에게 의학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과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죠.
또한 스탠포드 의대 수석 레지던트 앤드류 무어(Andrew Moore) 박사, 저명한 의료장비 전문가 겸 두 기업을 창립한 바 있는 브라이언트 린(Bryant Lin) 박사, 마취과 의사 루스 패닝(Ruth Fanning) 박사의 조언도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머시브 및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의 최고 전문가인 데이비드 가바(David Gaba) 박사에게 이 장치의 성능 테스트를 요청했습니다.
드디어 지난 4월 17일, 가바 박사는 다양한 인공호흡기 설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폐질환의 일반 단계와 두 가지 단계를 모델링하며 정교한 폐 시뮬레이터에서 프로토타입을 시험했습니다.
그 결과는 달리가 예상한 것과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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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만에 완성된 인공호흡기
달리가 자택 작업실에서 조립한 최신 프로토타입 장치는 간단하면서도 신뢰성이 높은데요.
달리는 이 장치에 사용된 공압 부품들을 단 5분만에 볼트로 조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공호흡기를 통째로 간단한 디스플레이에 부착해 소형 공구수납 케이스에 담아 가지고 다닐 수도 있죠.
이 장치는 유량, 압력, 부피를 정확하게 조절하기 때문에 긴급 상황 발생 시 손으로 눌렀다 펴서 사용하는 수동식 인공호흡기보다 성능면에서 뛰어나다고 합니다. 또 사용되는 부품 수도 적고 저전력 소비에 저비용이라는 장점도 있죠.
특히 여러 개의 센서를 통해 정확한 공기흐름 측정, 부정확한 밸브 보안, 최대 압력 제어를 비롯해 환자 스스로 호흡할 수 있게 하고 알림 조건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달리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 다음 남은 단계는 인공호흡기를 제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엔비디아 리서치(NVIDIA Research) 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