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지구에서 화성까지 이동하는 데는 최대 10개월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착륙 직전 마지막 6분 안에 뭔가 잘못되면 이 모든 여정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6분이라는 시간은 우주선의 연착륙을 위해 시속 1,200마일(1,931km)의 초기 하강 속도에서 0에 가까운 속도로 감속해야 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며 착륙선에는 오로지 단 한번의 착륙 기회가 주어집니다.
NASA 랭글리 연구소(NASA Langley Research Center) 대기비행 및 진입시스템 부문 애슐리 코르전(Ashley Korzun) 연구원은 “착륙하는 도중에 절대 멈출 수 없습니다. 착륙을 일단 시작했으면 표면에 착륙해야만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NASA 최초의 화성 유인 탐사 프로젝트의 착륙 작전을 짜기 위해, NASA는 엔비디아 GPU로 구현한 고해상도 시뮬레이션에 의존해 착륙에 필요한 고도의 물리학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미국 덴버에서 열린 슈퍼 컴퓨팅 컨퍼런스(SC19)에서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 젠슨 황은 엔비디아의 IndeX 볼륨 시각화 소프트웨어로 만든 데모로 청중을 놀라게 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데모 화면을 통해 화성 탐사선이 화성 표면을 향해 질주하는 장면에서 탐사선을 감싼 속도장(velocity field)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시각화 효과와 함께 선보였습니다.
애슐리 코르전 연구원은 “이렇게 디테일하고 반응력이 뛰어난 시뮬레이션은 없었습니다. 소량의 데이터세트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솔루션을 조절하는 기능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수집해온 최고 해상도의 데이터세트로 이런 시각자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획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SC19 참석자들은 엔비디아 DGX-2 시스템 클로스터에서 실행되는 인터렉티브 화성 착륙 시각 자료를 엔비디아의 901번 부스에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 작업에 사용된 데이터세트는 60억개의 셀과 사면체, 프리즘, 피라미드로 이뤄진 비정렬 격자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터렉티브 볼륨 시각화 자료입니다.
이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데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서밋 시스템(Summit system)에 저장돼 있습니다. 서밋 시스템은 엔비디아 GPU로 구현되며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 있습니다.
화성 착륙을 위한 끈질긴 도전
NASA가 인간을 달에 보내고 화성에는 탐사선을 보냈지만, 인간이 화성에 가려면 아직 10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2030년대에 이르러 인간의 화성탐사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화성에 무거운 짐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을까 입니다.
과거 화성 탐사에는 약 1톤 정도의 착륙선이 사용됐습니다. 항공 우주국은 착륙선이 공기의 저항과 낙하산에 의지해 대기를 지나 화성 표면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NASA 랭글리 연구소의 에릭 닐슨(Eric Nielsen) 선임 연구원은 “인간이 화성 탐사를 할 수 있을 만큼 큰 우주선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부숴버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인 우주선은 최소 수십 미터톤이 나갈 것입니다. 콤팩트카와 비슷한 무게로 NASA가 화성에 보낸 탐사선 중 가장 무거운 큐리오시티(Curiosity) 대비 열 배나 많이 나가는 무게입니다. 우주선이 화성 표면으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화성의 대기가 우주선의 운동 에너지를 대부분 흡수하겠지만, 우주선이 연착륙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서밋(Summit)을 통한 시뮬레이션 확대
NASA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Old Dominion University), 엔비디아 팀과 함께 역추진(retropropulsion)을 활용한 솔루션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행성 표면 반대 방향으로 착륙선의 엔진을 초음속으로 점화하면, 무거운 착륙선의 하강 속도를 늦출 만큼의 상승 추진력이 발생할 것입니다. 착륙선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난류 와동(turbulent eddy)에서 수 미터 떨어진 대기류까지 복잡한 유체 역학이 작용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NASA가 고해상도 시뮬레이션에 의존해, 다양한 착륙 조건에서 착륙선의 속도와 방향을 어떻게 제어할지 계획하는 것입니다. 에릭 닐슨 연구원은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하는데 100TB가 넘는 출력 데이터가 생성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중 수십만 바이트의 데이터가 착륙선이 화성의 표면에 하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하는데 사용됩니다.
NASA 랭글리 연구소 리서치 컴퓨터 과학자 아론 월든(Aaron Walden)은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의 워싱턴판인 GTC DC 강연에서 “서밋(Summit)을 사용하면 동일한 시뮬레이션을 1주만에 할 수 있고, 동시에 6개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312개의 엔비디아 V100 텐서 코어 GPU의 프로세싱 성능과 NASA의 FUN3D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팀은 동시에 6개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서밋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면 이전 프로젝트 대비 훨씬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대형 문제를 실행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많은 물리적인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에릭 닐슨 연구원은 “학습 주기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스트마일(Last-Mile) 문제의 시각화
각각의 FUN3D 시뮬레이션을 보면 착륙선의 하강 경로를 따라 특정한 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장면들을 서밋에서 프로세싱한 뒤에는 밀도, 소용돌이도(vorticity), 속도 등 다양한 유체역학 변수를 보여주는 시각화 자료로 렌더링 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IndeX 3D 볼륨 시각화 SDK를 사용하면, FUN3D 데이터에서 최초로 동적 시뮬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시뮬레이션은 128TB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합니다(4K 화질 영화 1,000 여개에 준하는 데이터 크기). 이 무거운 렌더링 작업은 엔비디아 DGX-2 시스템 클러스터에서 진행되며 고대역폭 데이터 전송을 위해 GPUDirect 스토리지 기술이 적용됩니다.
사용자들은 이 시각화 작업을 통해 시야각을 조절해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조정해보고, 줌인/줌아웃을 통해 로켓 엔진 노즐 출구나 수십 미터 전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슐리 코르전 연구원은 “이런 방식으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특히 협업을 통해 착륙선을 설계할 때 새로운 차원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추진 중인 착륙선의 상세한 역장(force field)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 화성 착륙선의 엔진을 어떻게 설계할 지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각자료를 이용해 무엇을 어떻게 수정할 지 확인하고, 최적의 설계를 기획하고, 다양한 구성을 테스트해보면서 착륙선에 어떤 엔진이 적합할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메인 이미지: 엔비디아 IndeX 시각화 기술로 생성된 이미지